정보를 나의 지식으로 만들어주는 세컨드 브레인
Lucy Archive
Lucy / Facilitate4U
2023. 5. 4. 01:29

Second Brain - 잊어버릴 정보들을 나의 지식으로 붙들어 두는 방법

지난 글에서는 정보 쓰나미 시대에 메모가 왜 필요한지에 대해 작성하였습니다. 이 포스팅은 수많은 정보와 내가 기록한 메모를 내가 활용가능한 지식으로 만드는 방법 중의 하나인 세컨드 브레인에 대한 저의 생각을 정리하였습니다.

제가 생각하는 세컨드 브레인의 정의, 효과, 방법에 대해 작성

하였습니다.

세컨드 브레인이란

세컨드 브레인은 생산성에 관한 세계적 전문가인 티아고 포르테가 정립한 지식 관리 시스템을 말한다. 내가 재정의 하는 세컨드 브레인은 우리가 접할 수 있는 정보들을 나의 지식으로 만드는 방법론이다.

정보와 지식은 무엇인가

정보는 내가 접근할 수 있는 자료나 데이터를 말한다. 인터넷에는 각종 자료와 데이터가 있지만 이들의 URL 또는 검색 키워드를 모르면 자료와 데이터들은 정보가 되지 않는다.

지식은 내가 즉시 활용 가능한 자원을 말한다. 자원은 기본적으로 즉시 인출 가능한 기억 또는 신체 능력을 말한다. 넓은 범주의 자원은 도구를 이용한 능력을 포함한다.

인간은 도구를 사용하면서 능력을 확장할 수 있게 되었다. 생각을 글이나 그림으로 기록하고, 그것을 보면서 더 좋은 생각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디지털 기기에 무한대에 가까운 지식을 입력하고 관리할 수 있다. 세컨드 브레인은 디지털 도구를 사용해서 정보를 수집하고 지식으로 만드는 방법을 말한다.

지적활동을 도와주는 세컨드 브레인

우리는 살면서 알게 모르게 다양한 지적 활동을 한다. 교수나 연구원처럼 논문을 작성하고 연구 활동을 하는 사람뿐만 아니라, 보고서를 작성하는 직장인, 요리와 육아와 같은 일상생활에서도 지적 활동이 필요하다. 자신만의 세컨드 브레인을 만들게 되면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지는 지적 활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관리할 수 있게 된다.

지적 활동의 구분 : 발산과 수렴

지적 활동은 크게 발산과 수렴과정으로 구분할 수 있다. (책  세컨드 브레인에서는 '발산'과 '융합'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수렴'이 적절한 단어라고 생각한다.) 발산적인 활동은 자유롭고 즉흥적으로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수렴적 활동은 명확한 목표를 가지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보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위해 '어떤 메뉴가 좋을까?'라는 생각으로, 여러 가지 메뉴들을 보는 것은 발산적 행동에 가깝다. '반주와 함께 먹을 얼큰한 닭볶음탕'이란 메뉴를 선정하고 '얼큰한 닭다리탕'을 만들기 위해 인터넷을 뒤지는 활동은 수렴적 활동에 가깝다.

지적활동은 발산과 수렴적 활동으로 구분된다.
지적활동은 발산과 수렴적 활동으로 구분된다.

발산과 수렴은 상호 보완적인 관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는 자유 롭게 탐색하는 발산하는 활동을 하면서 자신의 관심사를 찾아갈 수 있다. 관심사를 찾게 되면 수렴적 활동을 해야 한다. 깊이가 있어야 실력이 쌓여서 잊어버리지 않을 수 있다. 실력을 늘리고 싶으면 무언가를 쌓아야 한다. 흩어진 물은 증발하지만, 응집된 물은 쉽게 마르지 않는다. 발산하는 행동만 해서는 성장하거나 능력을 끌어올릴 수 없다.

지적 활동을 발산과 수렴으로 구분 했지만, 이 둘은 칼로 무 자르듯 분리되지 않는다. 상호보완적인 관계를 가진다. 수렴하는 활동은 자연스럽게 부산물을 생성하기 때문에, 자신의 관심사가 무엇인지 하나도 모르는 상태가 아니라면 수렴적 활동을 지향하는 것이 좋다. 수렴적 활동은 발산적 활동을 수반한다.

기타리스트가 되는 과정의 부산물

''나도 기타를 쳐보고싶다!'라는 마음으로 기타를 치기 시작했다. 온라인 수강을 하고 코드에 대해 알아보고 주법을 따라 해본다. 코드만 치며 노래 부르다가 연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 '핑거스타일'이란 것을 알게 되고 '토미 엠마뉴엘(Tommy Emmanuel)'을 만나게 되었다. 죽기 전에 그의 연주를 보고 싶었다. 종종 그의 공연 일정을 추적하면서 내한하기를 기다리고 두 번의 공연을 보게 되었다. 이제 좀 더 깊은 즉흥 연주를 해보고 싶었다. 스케일, 코드톤이란 것을 알고 블루스, 재즈에 대해 공부한다. 블루스라는 새로운 음악 장르에 매료되었다. 그러다가 '버디가이(Buddy Guy 1936~)'를 만나게 되었다. 그는 시카고에 자신의 라이브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여행이 관심이 없지만 시카고에 갈 이유가 생겼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그가 자연으로 돌아가기 전에 가보고 싶은 것이 내 작은 바람이다. (이 글을 쓰면서 2022년 새로운 앨범이 나온 것을 알았다. 아... 너무 좋잖아🎷)

기타 고수가 되는 길의 부산물들
기타 고수가 되는 길의 부산물들

기타리스트가 되는 과정은 단순히 음악을 이해하고 연주기술을 익히는 것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악기 자체에 대한 연구도 수반한다. 현의 높이, 기타 줄의 종류, 피크의 종류, 악세서리에 따라 미묘하게 변하는 운지의 편안함, 소리의 차이를 알아간다. 의정부 살던 시절 집 앞에는 동네 조그마한 악기점이 있다. 어느 날 퇴근하면서 그 앞을 지나가는데 뭔가 이상했다. '이런 기타들은 뭐지?'. 이 사장님은 본인이 직접 기타를 만들어서 판매를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목공에 관심이 생기기 시작했다. 노후 준비는 목공 공방을 차리는 것으로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방구석 기타리스트에서 무대를 집 밖으로 봐꿔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건 기타와 5W짜리 엠프뿐이다. 공연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녹음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으니 장비로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마이크는 어떤 것이 좋지? 엠프는? 스피커는? 인터페이스는? 소형 믹서기도 살까? 어쩌다 보니 장비가 하나씩 늘어나고, 음향기기에 대한 지식도 늘어나기 시작했다. 그동안 쌓인 음악적 지식, 기타의 연주 스킬을 곰곰이 되짚어 보니 키보드 하나만 있으면 작곡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미래를 염두에 두고 Windows PC에서 MAC으로 바꿨다. 미래에는 참 할 일이 많구나.

부산물은 다음 프로젝트의 추진력

기타를 잘 치고 싶은 목표의 핵심은 음악을 알고, 연주 기술을 익히는 것이다. 그 여정속에 다양한 부산물이 생긴다. 생성되는 부산물을 잘 정리해 두면 내 관심사에 따라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일을 시작하는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동시에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동시에 진행할 수도 있다.

부산물을 정리하는 것은 고된 작업

부산물을 정리하는 것은 고된 작업이다. 정리하는데 정신을 뺏기면 본래 목표를 달성하는 생산성이 하락한다. 부산물을 정리하는데 어느 정도의 시간과 비용을 할애 할지는 타협해야 한다. 본래 목표의 마감 기일은 수렴적 활동과 발산적 활동의 비율을 결정하는 기준이 된다.

세컨드 브레인은 목표를 이루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것은 뛰어난 전략에 따라 효율의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하지만 뇌가 가진 기본적인 능력으로 충분하다. 당연히 이전의 경험과 훈련된 정도에 따라서 차이도 난다. 육체와 정신이 건강한 사람들, 즉 인지조절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사람들은 목표가 있으면 자기가 활용 가능한 자원을 파악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할 수 있다. 나의 주장은 세컨드 브레인이 목표를 이루는데 필수가 아니라는 말이다.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생산성이 하락할 수 있다.

아마도 우리가 원하는 것, 아니 내가 원하는 것

"우리 같은 원시적인 존재에게 삶의 목적은 단 하나일지 모르죠, 시간을 얻는 것" 영화 ⎡Lucy⎦에 나오는 대사다. 시간을 얻는 다는 의미는 본질적으로 살아있는 시간을 늘리는 것이다. 이것은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고 있다. 그다음으로 선택할 수 있는 차선책은 의미 있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그다음 차선책은 지난 시간을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다.

높은 성취를 이루더라도 그 과정이 모두 흩어지고 사라져버릴 시간의 행동이었다면, 우리 과거를 되돌아봤을 때 허무하게 느껴진다. 뭔가 남아야 한다. 물론 돈이 남아야 한다. 돈은 인생에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돈은 인간을 구성하는 일부가 아니다. 내 과거를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고 느끼려면 '기억'이 있어야 한다. '기억'이 모여 우리 정체성의 일부가 된다.

'세컨드 브레인'이라는 단어는 참 잘 지은 것 같다. 잊혀져 사라져 버릴 정보, 생각, 기억을 저장하고 언제든 다시 꺼낼 수 있다. 내 일상 속에 간직하고 싶은 것들, 유용하게 사용할 만한 것 들을 나의 지식으로 바꾸어 준다. 지금의 나는 세컨드 브레인의 도움을 받아 나를 발견하기도 하고, 나의 능력을 확장하기도 한다. 무언가를 하고 있는 이 시간의 활동도 기록으로 남겨서 미래의 내가 언제든 사용할 수 있는 재료로 사용하게 한다. 이것이 세컨드 브레인의 힘이다.

세컨드 브레인은 지혜롭게 사는 방법 중 하나

인간은 목표가 정해지면 뇌 속에 존재하는 자동화된 행동 패턴들의 순서를 조합한다고 한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할 때 이미 진행한 프로젝트의 일부를 참고해서 틀을 만드는 것과 유사하다.) 작은 행동 패턴들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큰 시퀀스는 그 자체에 문제가 있거나, 수행하는 것이 익숙하지 않아 실수가 많거나, 속도가 느리다. 뇌는 목표를 염두에 두면서 이 시퀀스를 수행하는 것을 모니터링한다. 목표에 부합하지 않으면 실수를 만회하는 행동을 계획하거나, 단계를 수정한다. 그렇게 만들어진 패턴을 반복 학습하게 되면 무의식으로 연쇄적인 행동이 가능하다. 우리는 이것을 루틴, 습관이라 부른다. 복잡해 보이는 일을 무의식으로 쉽게 처리하게 되는 것이다.

세컨드 브레인은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사라져버릴 부산물들을 언제나 꺼내 쓸 수 있는 나의 라이브러리(Wikipedia : 소프트웨어 개발할 때 사용하는 비휘발성 자원의 모임)에 등록하는 방법이다. 새로운 목표가 생기면 라이브러리에서 쓸만한 것들을 꺼내 조합해서 개요를 만들고,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목표를 염두에 두고 계획이나 방법을 수정해 나간다. 덕분에 우왕좌왕 당면한 과제에만 집중하면서, 목표를 떠올리면서 점검해 나갈 수 있다. 과정을 기록하는 습관을 들이면 우리는 계속 의미 있다고 느끼는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삶이 풍성 해지고, 나의 능력도 올라간다.

좋은 시간들로 삶을 채우면서 여정의 끝을 생각해보는 것이 지혜다
좋은 시간들로 삶을 채우면서 여정의 끝을 생각해보는 것이 지혜다

그 순간을 마무리하는 것, 
길 위에 내딛는 발걸음 마다 그 여정의 끝을 찾는 것, 
좋은 시간들로 삶을 채우는 것, 그것이 지혜다. 
- 미국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

세컨드 브레인을 구축하는 프레임워크 - CODE

세컨드 브레인을 정리해보자면, 발산적 활동을 할 때는 어떻게 정리를 할 것인가? 수렴적 활동은 어떻게 할 것인가? 수렴적 활동을 하면서 생성되는 부산물은 어떻게 효과적으로 정리할 것인가? 에 대한 체계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티아고 포르테는 세컨드 브레인을 구축하기 위한 방법론으로 CODE를 제안했다. Express를 염두에 두고 진행하면 효율적으로 세컨드 브레인을 구축할 수 있다.

  • Capture : 공명하는 내용을 수집
  • Organize : 실행을 목표로 정리
  • Distill : 핵심 추출
  • Express : 결과물 표현

아래 그림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운영하는 세컨드 브레인의 구조다.  

프로젝트 기반 세컨드 브레인 구조
프로젝트 기반 세컨드 브레인 구조

끝으로..

원래 계획은 티아고 포르테의 CODE 를 간단하게 작성할 예정이었으나, 내가 생각하는 세컨드 브레인에 대한 설명이 있어야 될 것 같아서 추가하다 보니 길어졌다. 앞으로 CODE라는 프레임워크를 이용해서 다른 지식 관리 방법들을 설명할 예정이다. 

 

참고자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