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의 궁전, 복잡한 공부를 그림으로 기억하고 떠올리는 비법
Lucy Archive
Lucy 2023
2023. 5. 11. 01:40

내 지식으로 저장하고 활용하기 위한 Visual Thinking의 비밀은 모듈화

 

내가 신기하게 느끼는 사람은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다.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의 머릿속에는 그림이 들어있을까? 그들은 머릿속의 상상을 그림으로 그려내는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들은 어떻게 머릿속에 고정된 그림을 가지고 있을 수 있는 것일까? 아니면 싶은 대상을 생각하고 그리면서 구체화하는 것일까? 난 그림을 잘 못 그리기 때문에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에 대한 동경과 의문이 있다. 나는 머릿속에 구체적인 2D 형상의 그림이나 장면을 떠올리는 것이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유튜브 - 와이스트릿, IQ 낮아도 됩니다... 박문호 박사 3부 를 보면서, 나의 의문들은 많이 해소되었다. 그리고

그림은 여전히 그리지 못하겠지만, 그림을 기억하는 방법도 조금 알게 되었다. 그 비밀은 '모듈화'에 있었다.

Visual Thinking

작년 말부터 내가 가지고 싶었던 능력은 Visual Thinking이다. 내가 가지고 싶은 이상적인 Visual Thinking 모델은 유튜브 Scriberia에서 보여주는 영상과 유사한 형태였다. 내 생각이 바로 서있지 않으면 이런 영상을 만들 수 없다고 생각했다. 또는 반대로 이런 영상을 만들면서 내 생각을 정리하고 다듬고 부족한 부분을 채울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림은 언어다

언어마다 고유의 사고 체계가 있다. 한국 사람은 말을 할 때 상대방의 나이, 지위, 친밀도를 고려 해서 적절한 존댓말을 사용한다. 영어권에서는 일반적으로 상대방과의 관계에 따라 언어적 구분이 덜 명확하다. 나이가 한 살이라도 많은 사람을 어려워하는 한국 사람들은 영어를 배우면서 자신이 손 윗사람에 대해 느끼는 감정이나 태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내 개인적인 생각 일 수도 있지만, 지금의 20대는 과거 세대사람보다 자신의 감정이나 주장을 솔직하게 말하는 경향이 있다. 난 이런 변화의 중심에 그들이 사용하는 언어의 차이 또는 언어 교육의 차이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난 그림도 하나의 언어라고 생각한다. (수학도 언어라고 생각한다.) 외국어를 배우면서 새로운 시각을 가지는 것처럼, 그림 그리기를 염두에 두면 그림을 그리기 위한 사고체계로 내가 설명하고자 하는 개념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게 된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것을 보게 되기도 하고, 비어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되기도 한다. 궁극적으로 무엇이 핵심인지 더 드러난다.

 

Zsolt's Visual PKM

보편적인 Visual Thinking은 복잡한 개념을 쉽게 표현할 수 있는 강력한 도구라고 생각한다. 이해를 돕는 도구이기도 하다. Zsolt's는 그림을 이용한 지식관리 방법에 관련된 정보를 제공하는 유튜브 채널이다. 그의 콘텐츠 중에는 한 권의 책을 하나의 그림으로 보여주는 'Book on a Page'라는 콘텐츠가 있다. 설명하는 이는 효과적으로 설명할 수 있고 독자는 화자가 이해한 내용을 쉽게 파악할 수 있다.

Zsolt's의 Book on a Page

표현하는 도구로 사용할 것인가? 학습의 도구로 사용할 것인가?

중요한 것은 효과적으로 잘 표현된 비주얼 씽킹 자료를 만들거나 본다고 해서 한 장의 그림을 사진 찍듯이 내 기억에 강하게 저장되지 않는다.(물론, 그 흐름은 머릿속에 남는다) 강하게 각인되지 않은 기억은 궁극적으로 내 것이 되지 않는다. 언젠가 망각하게 된다. 내가 우선적으로 원하는 것은 내 생각을 발전시키거나, 양질의 기억을 만드는 도구로 사용하는 것이다.

곡선은 정보량이 많다

네모난 벽돌로 지어진 집은 그리기 쉽다. 하지만 곡선이 많은 예술적인 건축물을 보고 그리는 것은 어렵다. 곡선은 정보량이 많기 때문이다. 정보량이 많다는 말은 뇌가 힘들어한다는 의미다. 뇌가 힘들어한다는 의미는 기억으로 저장하는 것도 힘들다는 의미다. 저장하는 것이 어려우니 불러오는 것도 힘들다는 의미다. 아래 그림을 보고 눈을 감고 봤던 그림을 생각해 보면 왼쪽 그림은 상상으로 형상화가 잘 되지만, 오른쪽 그림은 형상화하기 어렵다. 곡선은 정보가 많기 때문이다. 우리는 단순한 형태일수록 기억을 저장하고, 생각으로 떠올리기 쉽다.

벽돌로 지어진 네모집곡선모양의 예술적인 집
왼쪽 벽돌로 지어진 네모집, 우측 곡선모양의 예술적인 집

정보를 내 기억으로 만들기 위한 목적의 Visual Thinking은 뇌가 편하게 느끼는 형태로 만들어져야한다. 기억에 쉽게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는 형태여야 한다. 쉽게 저장하고 불러올 수 있는 형태는 곡선이 아닌 직선과 사각형이다. 직육면체로 만들어진 형상은 상상으로 쉽게 만들 수 있고, 상상 속에서 다른 사각형을 올려서 탑을 만들 수도 있다.

기억의 궁전, 형상화

박문호 박사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공부하는 사람은 기억의 궁전을 짓는 형상화 방법을 해야 한다고 했다. 이 영상을 보면서 공부를 하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특별한 훈련이 되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인간의 작업기억은 용량이 적기 때문에 복잡한 것을 생각으로만 정리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난 이 형상화가 복잡한 개념의 주요 개념들을 언어적인 키워드로 추상화해서 이들의 관계를 떠올리고 머릿속에서 네트워크를 만드는 과정이라고 생각했다. 해봤다. 안되는데!? 연습이나 훈련으로 가능한 능력일 것이라고도 생각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서 '박문호 박사의 모듈화'라는 개념을 다시 보았다. 생각을 바꾸어서 내가 생각하는 개념들을 상상 속에 사각형의 구조물로 생각을 하고 이리저리 옮기고 다른 구조물을 꺼내서 올려보았다.

아!! 대박!! 되는 거였다니!!!!!!

글이나 그림을 쓰지 않고 복잡한 생각을 정리할 수 있네

나는 상상으로 그림을 포착할 수 있는 능력이 없었다. 그래서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이 너무 신기했다. 어떻게 그림을 그릴 수 있는지 그 과정이 신비로웠다. 앞으로도 나는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개념, 키워드를 사각형 상자로 형상화해서 상상으로 구조물을 만드는 것이 가능하고 완성된 구조물을 생각 속에 포착하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다. 비밀은 사각형이었다. 지금까지 생각만으로 복잡한 것을 떠올릴 수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가능한 것이었다. 그리면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하는 것을 그려내는 것이 가능한 것 이었다. 비밀이 풀렸다.